반갑다! 일요일 신문 <중앙선데이>
선진국이 갖추어야 할 필수 조건? 독자들의 정보 갈증 해소? 정보 중의 정보, 지식 선도층을 위한 고품격 정보 제공? 중앙일보가 파격 변화를 시도했다. 신문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만 발행된다는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일요일판 신문 창간을 시행하였다. 이로써 독자들은 일요일에도 정보에 굶주리지 않고 따끈따끈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한편, 한 주간을 해석,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중앙일보의 일요일판 신문 <중앙 Sunday>가 과연 정보 홍수, 범람의 시대에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갖고 올 것인가?
작년 10월 초, 북한은 세계가 우려했던 핵실험을 강행했고, 의도가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핵실험을 했던 그 날은 신문이 쉬는 휴일이었다. 이런 어마어마한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문에 의존하여 정보를 획득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정보를 하루가 지난 다음 날이 되서야 비로소 접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그나마 나아졌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요일이나 휴일에는 신문이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는 오로지 TV뿐이었다. 언론의 가장 큰 기능이자 존재의 이유가 사람들에게 뉴스(news), 즉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가. 휴일에는 그 기능도 덩달아 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신문에도 일요일(휴일)이 있다’는 방식 안에서 지금껏 독자들은 신문을 단지 월요일~토요일까지만 의존해야 했다.
일요일의 정보 갈증을 해소하겠다고 나선 것이 중앙일보의 일요일판 신문 <중앙선데이>이다. 이미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일요일판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미국의 <The NewYork Times Sunday>와 <The Washington Post Sunday>, 영국의 <The Sunday Times>, 독일 <Sonntag Der Tagesspiegel>, 일본의 <아사히 신문>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신문의 발행 부수와 판매량을 따져보았을 때, 일요판 신문은 평일판 신문을 능가할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하다. 중앙일보가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측면이다. OECD 국가 가운데 일요일에 배달되는 신문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고 선진국에서는 평일보다 일요일의 신문 구독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일요일판 신문 뉴스’가 생소하면서도, 파격이라면 파격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중앙일보가 그 스타트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중앙일보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신매체사업본부를 만들고 각 분야의 전문성 있는 기자 30명가량의 편집국을 구성하면서 일요판 신문뉴스를 준비하였다. 기존 신문매체의 주말판과는 달리 별도의 매체를 창간하여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신매체사업본부는 일요일로 인한 독자들의 신문 뉴스 공백기를 채우고 평일 신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질 높은 기사와 한 주간을 정리해 주는 뉴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하였다. 따라서 콘텐츠도 일부 매거진 형식도 있기는 하지만 기존 언론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각 분야 한 주의 사건을 심층 분석하고 정리하는 뉴스 중심으로 나올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 측의 말이다. 이러한 준비로 지난 3월 18일부터 <중앙선데이>는 매주 독자들에게 배달되고 있다.
일요일의 뉴스 전달 뿐만 아니라 한 주간을 정리하고 다음 주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의 제공이 <중앙선데이> 의도이자 창간의 가장 첫 번째 이유이다. 중앙일보사 자체 심층 면접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정보가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오히려 더 정보에 목말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독자들은 이러한 정보의 범람으로 오히려 혼란스럽다고 느끼며, 이에 따라 꼭 필요한 정보만을 골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줄 신문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또한 멀티 미더어를 통해 수시로, 마음껏 많은 뉴스와 정보를 접할 수는 있지만 정작 머리에 남는 알찬 정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독자의 하소연과 주 5일제의 실행으로 주중보다는 주말에 신문 읽을 시간적 여유가 더 많아졌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중앙일보는 새로운 모험을 선택하였다.
<중앙선데이>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심층보도를 통한 콘텐츠의 고급화이다. 기존 일간들은 매일 터져 나오는 사건․사고를 다루기에도 지면이 모자라다. 하지만 <중앙선데이>는 일간지들과 달리 한 주 동안 일어난 사건 가운데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이슈만을 골라 깊이 있게 취재한 다음 주말에 정리해 보도한다는 점이다. 물론 일요일에 발생했던 사건을 다루는 본래의 임무는 기본으로 하면서이다. 핵심 이슈를 파헤치는 포커스(FOCUS), 특정 인물·조직·이슈 가운데 하나를 골라 16페이지에 걸쳐 철저히 파헤치는 특별 보고서 스페셜 리포트(Special Report), 읽는 재미를 통해 주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 교양지 매거진(Magazine) 등 총 3가지 섹션으로 나눠 한 주간을 총 정리하게 된다.
그렇다면 <중앙선데이> 신문이 앞으로 언론 환경과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와 파장을 가지고 올까? 무엇보다도 일요일에도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심층 분석을 한다는 점에서 언론 분야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각종 분석 및 해설을 접할 수 있다. 타 신문 매체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땐 <중앙선데이>를 견제하기 위해 뉴스의 보도와 해석에 더욱 충실하게 할 것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신문매체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신문 개별 매체의 경쟁력 획득을 넘어서 더 나아가 인터넷 정보의 시대로 인해 급속도로 추락했던 신문 언론의 영향력도 상당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포털 사이트의 인터넷 뉴스의 등장으로 신문의 구독률은 급격히 감소하였고 이에 따라 신문 시장이 눈에 뜨게 크게 위축되었다. 오늘날 신문 매체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급격히 변하는 사회에서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전달하는 TV와 인터넷에 신문의 이용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주말에 뉴스를 접할 수 있는 매체는 TV와 인터넷이기 때문에 신문의 영향력은 더 떨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중앙선데이>의 등장으로 일요일에도 뉴스를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문만이 가지고 있는 고도의 심층 분석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언론매체로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에는 일요일에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여 부정적인 기사를 의도적으로 주말에 흘려보내 사람들의 관심을 적게 받았던 경우가 많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인터넷의 정보 보급으로 예전과 같이 사건의 이슈화나 책임회피 등을 막기 힘들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주말에
그러나 ‘처음’이라는 단어의 신선함만큼 그 시행착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측에서 가장 큰 난관은 바로 경제적인 문제이다. 주말판 광고시장의 개척 부담 및 불투명성 때문이다. 여기에 초기 투자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기존 종이매체의 부진으로 광고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은 가운데 증명되지도 않은 새로운 시장에 가능성만을 믿고 선뜻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경쟁 신문사 한겨레는 중앙일보와 같은 시기에 주말판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포기하고 문화섹션으로 선회할 것을 밝힐 정도이다. 이에 대해 중아일보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경우 충분히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다면서 외국의 일요판 신문 시장을 사례로 들고 있지만 말 그대로 그 결과는 미지수다.
<중앙선데이>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와 불만도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선데이>는 기존 일간지와는 구별된 고품격, 고급의 퀄리티 페이퍼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가장 부각하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지금도 심각하게 벌어진 계층 간의 지식 격차를 더 벌리는 것은 아니냐는 입장이다.
<중앙선데이>의 구독료(정보이용료)는 한 달에 5000원이다. 일반 일간지 한 달 구독료가 12,000원이라는 점에서 주말판이 주중판보다 약 2배정도 비싼 격이다. 이용료도 기존 일간지보다도 비싸지만 이것보다는 <중앙선데이> 전략이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는 고소득, 고학력층의 정보 요구가 증가한다는 점을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하여 이미 이들을 주 고객층으로 두고 있었다. 광고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보이용료로 다소 비쌀 수도 있다는 것과는 별개로 이미 주 이용층이 구분된 것이다. 따라서 이용의 불균형이 다시 지식 격차를 벌리는 악순환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단지 비용 문제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보급(배달)에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중앙선데이>는 일요일 아침에 배달되는 국내 최초의 고비용 유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부터 전국적 배달망을 갖추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중앙일보에서 선택한 것이 우선 서울 강남과 분당, 용인 등 일부 아파트 밀집 지역에만 먼저 배달하고 독자들이 확보되면 서서히 배달 지역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역시 지식의 격차를 간접적으로 벌려놓고 구매력이 있는 기득권의 옹호를 강화시키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중앙선데이>에 대해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전 위원장은 일요판 신문에 광고가 적고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낸다는 것은 중앙이 다른 신문이 따라오지 못하게 하는 과도한 출혈경쟁을 조장할 수도 있으며 돈 많은 신문사가 더 신문 시장을 독점하게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성공회대학교 김서중 교수(신문 방송학)도 단순히 흥미나 오락 위주의 보도에 치중하거나 탄탄하지 못한 내용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신문 산업을 오히려 더 위기로 몰아놓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선데이>가 발행된 지 이제 한 달이 넘었다. 아직까지 일요판 신문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기대했던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혹은 우려했던 시행착오 외에 다른 문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독자들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언론의 봉사심을 크게 높이 사고자 한다. 지금까지 나왔던 문제점들을 차근차근 개선해 나아가 앞으로 <중앙선데이>의 일요판이 신문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러일으키길 바란다. 다매체, 다채널 미디어시대 속에서도 신문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입지를 굳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